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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OURNAL

  • 강부장의 전단지
    • 1월의 색: 청색
    • EDIT BY 강사월 | 2024.1.19| VIEW : 1507



    나는 호랑이띠다. 아빠는 용띠, 엄마는 원숭이띠, 그리고 오빠는 개띠. 자연스레 ‘용호상박’과 ‘견원지간’이라는 두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조합이다. 하지만 그 뜻이 무색하게 나는 아빠와 짝짜꿍이 잘 맞고, 엄마와 오빠 사이에는 내가 끼어들지 못하는 친밀감이 있다.

    용띠인 아빠 덕분인지 나에게 용은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내 편 같은 느낌의 존재이다. 나에 대해 세세하게 모든 걸 알거나 매일같이 밀착 케어해주진 않더라도 중요한 순간이면 어느샌가 나타나서 내 뒤를 든든히 봐줄 것 같은 존재. 그래서인지 새해가 청룡의 해라는 것을 알고는 괜히 기분이 좋았다. 비록 내가 올해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어쩐지 나에게 꽤나 우호적일 것 같다고나 할까.

    어릴 적에 아빠는 워낙 바쁘셨어서 아빠와 함께한 여행이나 친밀한 대화를 나눈 기억은 거의 없지만 스무 살에 처음 운전을 배울 때 아빠가 툭툭 건넨 조언들은 운전석 밖의 일상에서도 유효했다. 코앞만 보지 말고 시선을 조금 더 멀리 두어야 한다, 급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한 타이밍에 멈추는 법을 알아야 한다, 위험요소를 미리 감지하고 피할 줄 알아야 한다 같은 것들 말이다. 52년생 흑룡의 이야기는 2024년 청룡의 해에도 새겨듣기 좋은 말임이 틀림없다. 그렇게 올해도 무사고로 끝낼 수 있기를.